현제명 타계-성수대교 개통-마리 앙투와네뜨 처형- 양즈강서 군함 폭발 1200명 사망


 
1960  음악가 현석 현제명 세상 떠남
197911번째 한강 다리인 성수대교 개통
1793  마리 앙투와네뜨 처형
1926  양자강서 군함 폭발. 1,2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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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와네트
 
1770.5.16 마리 앙투아네트, 미래의 루이 16세와 결혼하다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은 영화, 만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극적인 이야기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그녀의 삶은 사치, 낭비, 향락으로 프랑스 혁명을 재촉한 것으로 지목되는가 하면,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부당하게 폄하되고 마침내 죽임을 당한 비운의 여인으로 동정 받기도 한다.
 
15세 신랑과 14세 신부의 결혼, 그것은 정략과 동맹이었다
 
1770년 5월 16일 오전 9시30분쯤, 베르사유의 건물 모든 창문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내밀고 바깥을 쳐다보고 있었다. 합스부르크 공국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14살 난 딸 마리아 안토니아 요제파 요한나 폰 합스부르크-로트링겐은 이제 마리 앙투아네트 조제프 잔 드 압스부르-로렌이 될 참이었다. 한 살 많은 신랑은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의 손자 루이 오귀스트, 이후 루이 16세가 될 왕세자였다. 왕실 예배당에서 거행된 결혼식에서 신랑은 대체로 부루퉁하며 생기가 없었으며 결혼반지를 신부의 손가락에 끼워주는 손길은 약간 떨렸다. 혼인 서약서에 서명할 때는 신랑의 서명이 정확하고 분명했던 데 비해, 신부의 서명은 ‘조제프’를 적을 때 J자에 커다랗게 번진 얼룩을 남겼다. 왕실 풍습에 따라 루이 15세는 신혼부부의 침실로 와서 손자에게 잠옷을 건넸고 샤르트르 공작부인이 신부에게 잠옷을 건넸다. 신랑과 신부가 침대로 들어간 뒤 궁정의 많은 사람들이 침대 앞에서 절을 하고 밖으로 물러갔다.
 
13세의 마리 앙투아네트 초상화(1769)와 황태자 시절의 루이 16세 초상화(1769)
결혼 전에 앙투아네트의 이 초상화가 황태자에게 보내졌다.
 
유럽 왕실의 결혼 대부분이 그러했듯 이날의 결혼도 프랑스와 합스부르크 공국 사이의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었다.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이 이 결혼 동맹으로 합스부르크 공국이 얻을 이익이 더 크다고 보고 있었고, 부르봉 가문의 후계자가 합스부르크 가문의 혈통에서 나온다는 것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도 적지 않았으며, 합스부르크 공국의 외교사절들은 황태자 부부를 조종하려 했다.
 
그녀는 '매우 평범한18세기 유럽 왕실 소녀였다 '
 
슈미즈 차림의 앙투아네트(1783). 당시 이 그림은 모슬린 드레스가 왕비의 품위게 맞지 않는다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앙투아네트 초상화가로 활동했던 엘리자베스 비제-르브렁의 작품.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린 시절은 전형적인 유럽 왕실의 그것, 즉 왕실 행사에 참석하고 또래 왕족들과 어울려 놀며 예법과 교양도 쌓는 평온 안락한 생활이었다. 18세기 유럽 공주들이 받은 교육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쓰기에서 곤란을 겪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게 쓰는 습관을 익혔다”는 증언이 있다. 아주 느리게 쓰고 종종 얼룩이 번지고 철자도 틀렸던 것. (결혼서약 서명을 할 때 그녀가 얼마나 긴장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읽기에서도 죄의식을 느낄 정도로 읽기를 겁냈다.
 
그녀가 받은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아무도 그녀에게 집중력을 키워주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녀는 대화 도중 “메뚜기처럼” 다른 곳으로 건너뛰는 경향을 보였고, 한 가지 일에 주의를 집중하기 못하고 빠르게 관심이 바뀌며 산만할 때가 많았다. 물론 이것을 그녀 자신 탓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어느 정도 인내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끝내는 방식의 교육을 아무도 그녀에게 시키지 않았으니 말이다. 13살 무렵까지 독일어 외에, 프랑스어, 이탈리어를 말할 줄 알았지만 프랑스어는 독일어 구문이 자주 튀어나오는 엉성한 수준이었다. 프랑스 왕실이 파견한 베르몽 주교가 1년간 가르친 끝에 결혼할 무렵부터 비교적 유창하게 구사했다.
 
성격에 대해서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본성이 상냥하고 친절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예쁜 용모에 착하고 상냥하며 예술을 애호하지만, 산만하고 쓰기와 읽기 능력이 부족한 편인 14살 소녀. 18세기 유럽 왕실에서 매우 평범한 한 소녀였던 셈이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세요" - 그녀가 하지 않은 말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다는 이 말은 그가 세상물정에 얼마나 어둡고 국민들이 처한 상황에 무지하며 무관심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곤 한다. 프랑스 국민들이 먹을 빵이 없어 굶주림에 고통 받는다는 말을 듣자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와 같이 말했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는 루이 14세의 아내였던 스페인 왕가 출신 마리 테레즈 왕비의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마리 테레즈가 “빵이 없다면 파이의 딱딱한 껍질을 먹게 하라” 말했다는 것.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실에서 유일하게 소작인의 밭으로 마차를 몰아 밭을 망치는 짓을 거부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아이들 마리 테레즈, 루이 샤를르, 루이 조셉(1787).
 
그러나 그녀는 프랑스에 불행을 몰고 오리라는 악의적인 선전에 시달려야 했고, 혼외정사를 하며 정부를 갈아치우는 음탕한 여자라는 소문, 동성연애를 한다는 소문, 그녀가 낳은 왕자가 루이 16세의 소생이 아니라는 소문 등 갖가지 나쁜 소문에 시달렸다. 라 모트 백작부인을 비롯한 일당이 추기경과 보석상을 속이고 왕비를 사칭하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편취한 일명 ‘목걸이 사건’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평판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사건 연루자들은 재판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행임을 주장했고, 프랑스 국민들은 그들의 말을 믿으려 했다.
 
남편 루이 16세는 부끄러움을 잘 타고 소심하며 우유부단하고 내성적인데다가, 취미도 사냥하는 것 외에 자물쇠를 만들거나 돌을 다듬는 것 정도였다. 왕비와 함께 공연을 감상할 때도 있었지만 지루해할 때가 많았다. “가여운 어린 것, 너는 그들이 바라던 아이는 아니지만 난 너를 사랑한단다. 아들이었다면 국가의 것이 되었겠지만, 너는 내 것이고 내가 보살필 거야. 너는 나와 기쁨을 함께 하고 슬픔을 나누게 될 거야.” 결혼 7년 만에(1778) 장녀 마리-테레즈 샤를로트가 태어났을 때 했다는 이 말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정 붙일 곳 없는 궁정 생활의 외로움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런 외로움 탓이었을까. 호화로운 파티와 무도회를 자주 열고 의복, 장신구, 보석에 많은 비용을 들였으며, 베르사유의 프티 트리아농을 호화롭게 개조하는 데 국고를 소비하기도 했다.
 
루이 16세가 1793년 1월 21일에 처형됐고 앙투아네트는 사형 판결을 받았다
 
1787년 소피 엘렌 베아트리스 공주의 죽음과 1789년 루이 조제프 왕자의 죽음 사이의 10여 년은 프랑스 혁명의 여건과 분위기가 무르익는 시기, 마리 앙투아네트 개인의 운명 측면에서는 비극을 향해 치닫는 시기였다. 식료품 가격 폭등, 거듭된 자연 재해, 국가 재정 파탄으로 사회 불안과 불만이 고조되었고, 마리 앙투아네트를 둘러 싼 악의적인 소문이 날로 증폭되어갔다. 루이 16세는 성품이 선량하고 즉위(1774년) 초반 국정 개혁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복잡하고 총체적인 난국을 타개할 만한 리더십과 능력은 애당초 없었다. 불안과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789년 5월 루이 16세는 175년 만에 삼부회를 소집했지만, 신분제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제3신분 대의원들은 6월에 국민의회 성립을 의결하고 입헌군주제를 추진했다. 그리고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됐다.
 
파리 시민들은 10월에 베르사유를 습격했고 왕실 가족은 튈르리 궁에 유폐되었다. 왕실 가족은 1791년 6월 20일 왕당파 세력이 강한 몽메디로 도주하려 했지만 바렌에서 붙잡혀 실패했다. 이후 탕플에 유폐되었다가 루이 16세가 1793년 1월 21일에 처형됐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10월 15일 사형 판결을 받았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난하기 위한 음란 팸플릿들이 혁명을 달군 중요한 불쏘시개들 가운데 하나였으니, 그녀는 절대 군주제 타도를 위한 혁명의 불길 속에 적의와 분노의 표적으로 설정된 하나의 희생양, 가공된 악(惡)이었던가?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앙투아네트.
 
콩시에쥬리 감옥에서 나올 때 그녀의 머리카락은 짧게 깎여져 있었으며 두 손은 뒤로 묶여져 있었다.
 
"용기가 나를 저버릴 리가 없어요" - 단두대의 이슬로 끝난 삶
 
“나는 방금 사형선고를 받았어요.(……) 당신의 오빠(루이 16세)와 마찬가지로 죄가 없기에 나는 그가 마지막에 보여준 확고부동함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심이 깨끗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는 평온합니다. 나로서 가장 유감스러운 일은 가엾은 아이들을 두고 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가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 살아왔다는 것을 당신은 잘 알겁니다.”
 
1793년 10월 16일 새벽 4시30분에 마리 앙투아네트가 시누이(이듬해 처형당함)에게 쓴 편지다. 헌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흰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카락을 잘린 뒤 손이 묶였다. 11시에 수레에 태워져 콩코드 광장으로 향했다. “오스트리아 여자가 지나간다!” “뻔뻔스러운 앙투아네트가 여기 있다!” 기요틴 처형대 계단을 오르며 그녀는 처형 집행인 샤를 앙리 상송의 발을 살짝 밟고 사과했다. “실례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종교의례를 강요하는 신부에게 그녀가 말했다. “내 불행이 끝나가려는 순간에 용기가 나를 저버릴 리가 없어요.” 12시15분, 38세 생일을 약 2주 앞둔 날 그녀의 목이 잘렸다.
 
‘심약한 남편을 휘두르며 고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여 프랑스를 배신하고, 사생활이 추잡하기 이를 데가 없었으며 심지어 아들과 근친상간을 한 여자.’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형에 프랑스 국민들은 열광했다. “국민의 피를 게걸스럽게 먹던 거만한 오스트리아 여자의 머리가 마침내 떨어졌다.” 처형 이후 혁명재판소가 받은 축하문들 가운데 하나다. 부르봉 왕가 복고 시기인 1815년 1월 21일, 그녀와 루이 16세의 시신은 생 드니 성당 지하 납골소에 안치됐다. 이들 사이의 소생은 딸 마리-테레즈 샤를로트(1778–1851), 아들 루이 조제프(1781–1789), 아들 루이 샤를(1785-1795), 딸 소피-엘렌 베아트릭스(1786-1787) 등이다.

글 표정훈 | 출판평론가, 저술가, 번역가표정훈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가, 저술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왔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 강좌,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강의했고 한국문학번역원의 계간 리스트(List) 편집자문위원, 월간 출판저널 편집자문위원, (재)김구재단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탐서주의자의 책>, <나의 천년>, <하룻밤에 읽는 삼국지>,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 <철학이란 무엇입니까?(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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