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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공지능과의 대국’에서 기분 나쁜 것 3가지
![]() [사설] 구글은 승패와 관계없이 이세돌에게 홍보료 톡톡히 지불해야
하나, ‘세기의 대국’?
![]() 21세기라는 금세기에 기계와 인간 바둑 챔피언의 대결이라는 의미에서 ‘세기의 대결’이라는 말을 쓴 것으로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 보다는 사상초유의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결이라고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세기의 대국’이라는 말을 평소 우리가 쓰는 방식대로 이해하려면, 이세돌 말고 다른 어느 나라에 기라성같은 바둑 고수가 있는데, 이세돌과 맞붙이려고 해도 해도 안되다가 어렵사리 대국이 성사됐을 때 써야 옳다.
구글이 결국은 자신들의 장사를 위해 세계 챔피언이라는 이세돌을 택했고 이세돌에게 도전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대대적으로 선선한 것은, 앞으로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제품에 대한 엄청난 홍보효과-주문발주 등을 노린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이세돌에겐 승패와 상관없이 ‘대국 해줘서 고맙다’면서 1백만 달러 이상을 내 놓아도 구글에겐 밑질 것이 없다. 이런 장삿속 대국을 세기의 대국이라 표현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둘, 대국장에 왜 영국 국기와 한국 국기를 나란히 걸어놓나?
이세돌이 앨퍼고라는 프로그램에 이겨도 단지 그 프로그램을 이긴 것이자 딥마인드의 기술력을 이긴 것이고, 이세돌이 설령 모두 진다해도 역으로 프로그램에 진 것이다.
헌데, 대국장에는 바둑판 바로 밑에 대단히 잘 보이는 자리에 양국 국기가 나란히 배열돼 있다.
마치 대한민국이 영국에 연이어 두 번 패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 또한 구글이 영국에 근거지를 둔 곳이고 영국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만든 것이라는 사실, 즉 영국의 국위선양도 동시에 노린 것이 된다. 구글은 설령 진다해도 기계가 별 수 있나 소리를 들을 것이기에 속상할 것도 없다. 그러나, 한국의 바둑 챔피언이자 세계 챔피언인 이세돌의 경우 연이어 두 번 패한 것에 대해 자존심도 대단히 상했을 것이고, 더 우려되는 것은 챔피언이라고 모두 위로 쳐다보고있는데 이기질 못해서 행여나 그 기가 꺾인다면...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이세돌이 패해서, 그리고 우리 인간이 기계에게 2번 져서 기분이 영 좋지가 않은데, 조명 아래 반짝이는 영국기가 대단히 눈에 거슬린다.
셋, 대국 시간 및 초 읽기 시간을 기계와 인간에게 동등하게 부여하다니
바둑은 갑과 을이 대국을 벌일 때 갑과 을 양자에게 모두 2시간 씩 준다. 이 시간을 다쓰게 되면 ‘초읽기’라고 하여 1분 씩 준다.
사람과 달리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피로감’이라든가, 너무 집중해서 눈앞이 아른 거린다든가 또는 긴장해서 손과 발에 자꾸 땀이 나서 그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베이스 속에서 앨고리덤(연산)으로 대단히 신속히 프로그램 나름대로의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기계와 사람에게 똑같이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기계와는 달리 사람은, 쫓기면 머리가 잘 안돌아 갈 수도 있고, 좋은 생각이 덜 날 가능성이 많다. 기계와 맞대결을 시켜놓고 마치 이세돌을 기계처럼 감정도 없고 쫓기느라 당황하는 것도 없고, 긴장감도 없는 것처럼 기계화시켜 놓고 대국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좀 심한 말 같지만, 기계와의 대국엔, 인간에게 무제한의 시간을 줘야 한다. 그래야 인간이 심호흡도 다시하고 마음도 진정시키고 안정도 되찾고 판단력도 예리하게 다시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어느 바둑 기사도 무제한으로 시간을 쓰려하진 않을 것이다.
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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